“난 정말 아니에요…!
그녀를 극도로 혐오한 강민호는 쌀쌀하게 등을 돌리며 데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마침 이때 국내의 집에 있는 가정부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하린에게 등을 돌린 채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가정부는 그에게 조사 진행 상황을 보고하려고 전화했다.
“대표님, 천에 감시 카메라 복구를 위해 안배한 전문가가 작업을 완료하고 영상을 보내왔어요. 대표님 예상대로 확실히 누군가가 서언 아가씨에게 자극을 줬어요.”
강민호의 손등에는 핏줄이 섰다.
“누구야?”
그는 마음속에 어렴풋이 예상이 들었는지 말하면서 천천히 몸을 돌려 백하린을 바라봤다.
Act Fast: Free Bonus Time is Running Out!
제18화
백하린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지만 도망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많은 빚을 지고 있어 강민호한테서 돈을 받지
못하면 채권자들에게 발견되어 죽을 수밖에 없었다.
강민호는 가정부가 백하린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
“백하린 씨가 일부러 몸에 립스틱을 바르고 서민 아가씨가 오해하게 했어요.”
이 말을 들은 순간 모든 것이 명백해졌다. 다들 성인인데 몸에 바른 립스틱은 키스 마크와 제일 비슷했다.
백하린은 강민호가 전화를 끊고 다시 몸을 돌려 머지 않은 곳에 있는 비서에게 손짓하는 것을 보았다.
“네가 처리해. 난 다시는 이 여자를 보고 싶지 않아.
비서는 곧장 이해하고 즉시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백하린을 붙잡고는 그녀가 울부짖으며 강민호에게 다가가는 것을 막았다.
강민호는 혼자 차에 올라 가장 빠른 속도로 한서연의 현재 거처로 향했다.
그는 그녀를 찾아가 이전의 모든 오해를 풀고 싶었다. 그러면 현서연이 그를 용서하지 않고 그를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다른 사람과 함께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너무 늦었다.
강민호가 초인종을 오랫동안 눌러도 집 안은 조용했고 아무 소리도 들린 않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서연의 이름을 불렀다.
‘서연아, 나야!”
뒤에서 딸깍 소리가 났다. 이웃이 소음을 참을 수 없어 상황을 살피러 나왔다가 강민호에게 말했다.
“이봐요. 더는 소란피우지 마세요. 그 집에는 이젠 사람이 없어요.”
강민호는 멍해졌다.
“혹시 외출했어요?”
이웃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미 이사했어요. 떠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 결혼하러 간다고 했어요. 몰랐나봐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민호는 쏜살같이 뛰쳐나가 바람처럼 사라졌다.
강민호는 직접 차를 몰고 가장 가까운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서 그는 한세연에게 수없이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자동 음성이 나올 때까지 울렸어도 받지 않았다.
마침 비서가 전화를 걸어왔다.
“대표님, 백하린 씨는 인터넷에서 대출을 엄청 많이 받았는데 내로 돌려보내자마자 채권자들에게 잡혔어요.”
“즉시 근처의 공항에 사람을 보내 땅을 발칵 뒤집이어서라도 한시민을 막아야 해!”
“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리고…”
강민호는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한서연이 국내에서 밀리언으로 갈 때도 그는 그녀의 탑승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서연이는 아마 본명을 사용하지 않았을 수 있어. 서민이는 포화국 여권이 있으니 영어 이름으로 찾아봐. Jane Han 이야”
“네. 당장 알아보겠습니다.”
하지만 3일이 지났고 강민호가 모든 사람을 동원해 찾았지만 한서연과 관련된 어떤 정보도 알아내지 못했다.
그녀는 이전보다 더 철저히 사라졌다.
강민호는 3일 내내 잠도 자지 않고, 물 한 방울 마시지 않았다. 소식은 곧 지성우에게까지 전해졌다.
지성우는 그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되어 전화를 길어 말했다.
“강민호 씨..”
하지만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그는 서둘러 물었다.
“서면이 소식이 있어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 이러다가 강민호 씨가 버티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이에요. 비록 저는 당신네 남매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서연이가 한 말이 맞아요. 서연이는 이미 어른이고 자신의 인생을 결정할 권리가 있어요.”
지성우가 타일렀다.
강민호는 어두운 방에 앉아 지성우의 충고를 조용히 들었다. 단어마다 똑똑히 틀렸지만 그는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번에 한서연은 너무나도 단호하게 떠났고, 지성우조차 그녀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 그녀는 정말로 그에게 아무런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한편, 시골의 아담한 정원에서 한서연은 지그시 눈을 감고 흔들의자에 기대어 햇볕을 쬐고 있었다. 가을이 되면서 이렇게 좋은 햇빛은 드물었다.
신승현은 옆에서 카메라 장비를 닦고 있었는데 그녀가 잠든 것 같아 살미시 카메라를 듣고 사진을 찍었다.
한서연의 귀는 셔터 소리에 민감했다. 그녀는 즉시 몸을 일으켜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보여줘. 만약 나를 예쁘게 찍지 못했으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자, 봐.”
신승현은 카메라를 건넸다.
한서연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역시 실력이 좋아. 예쁘게찍었으니 용서할게.”
그녀가 기분이 좋아 보이자 신승현도 따라 웃었다.
“잊었어? 나도 지성우 선생님의 제자야. 그리고 나이로 따지만 난 너의 선배야.”
두 사람은 한참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차가운 가을바람이 정원을 휩쓸고 지나갈 때야 신승현은 한 가지 걱정거리를 떠올렸다.
“오늘 선생님과 통화했는데 네 오빠가 너를 찾으려고 온 유럽을 발칵 뒤집었다고 해. 아마 계속해서 찾을 것 같은데 더군다나..”
그는 여기서 말을 멈추고 한서연의 표정을 관찰했다. 그녀가 미소를 감추자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네 오빠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했어.”
한서연은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들 어른이니까 자신의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해. 이런 그 사람의 선택이야.‘
제19화
한서현은 멀리 산비탈에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말했다.
“승현 씨, 난 이따가 산에 이 가을 풍경을 찍으러 갈 건데 함께 갈래?”
신승현은 당연히 승낙했다.
“좋아. 어디든 당신이 가고 싶은 곳이면 함께 갈게.”
한서연은 다시 웃었다.
“난 아멜리아산 근처에 가서 한동안 지내고 싶은데, 어때?”
“그럼 난 우리 둘의 짐을 챙길게, 다 준비되면 부를 테니까 넌 좀 더 자도 돼.”
그들이 새로운 여행지를 정할 때 강민호는 혼자 어두운 방에 앉아 수중의 자료를 뒤적이고 있었다.
방에는 조명이 하나만 켜져 있어 그의 얼굴을 어둡게 비추고 있었는데 마치 오래된 섬에 사는 뱀파이어 같았다.
비서는 밖에서 문을 두드린 후 보고했다.
‘대표님, 요구에 부합되는 몇 사람을 더 찾았습니다.”
강민호는 그제야 말했다.
“들어와.
비서는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조심스럽게 자료를 놓고 옆으로 물리섰다.
하지만 강민호는 이 자료들이 그의 요구에 따라 준비된 것이 아닌 것처럼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비서가 조마조마해 하고 있을 때 그는 갑자기 담배에 불을 붙이고 그중 한 자료에 시선을 멈췄다.
담배 연기가 이렇게 제멋대로 타오르며 곧 그의 손가락을 태울 뻔할 때 그는 느릿느릿 담뱃재를 털었다. 그러나 담뱃재는 소파에 떨어져 하마터면 구멍이 날 뻔했다.
비서는 깜짝 놀라 큰 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강민호는 꿈에서 깬듯 담배를 주워들고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는 오랫동안 보던 자료를 꺼내 비서에게 건네며 말했다.
“바로 이 여자로 정하고 돈을 주어 원하는 일을 하게 해줘.”
자료 속 사진에는 한서연과 아주 닮은 젊은 여자가 있었다.
비서는 어리둥절했다.
“데려오지 않을 거예요?”
강민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뜻이야?”
처음에는 절망스러웠지만 그 후에 그는 더는 미친 듯이 한서연의 흔적을 찾지 않고 대신 그녀와 닮은 여자를 찾는 데
열중했다.
비서는 그가 한서연을 잃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대체품을 찾는다고 생각했는데 민제 보니 생각이 틀린 것 같았다.
FILLICH
강민호는 비서가 더는 말하지 않자 낙담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하지만 아무도 서연이를 대체할 수 없어. 잃어버린 건 결국 어쩔 수 없는 거야…”
이날 이후 그는 회복하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심하게 자신을 학대했다.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았으며 지칠 대로 지치면 기절하듯 잠깐 눈을 붙였다가 곧 깨어났다.
겉보기에 멀쩡해 보일 때도 그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며 미친 듯이 담배를 피웠는데 마치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분출하려는 것 같았다.
강민호의 측근으로서 비서는 어쩔 수 없이 조심스럽게 충고했다.
“대표님, 마음이 아프신 건 알지만 그래도 미래를 보고 살아야 해요. 솔직히 말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담배를 피우며 스스로를 학대하면 서연 아가씨께서 연락이 오기도 전에 아마 대표님이 먼저 쓰러지실 거예요.”
“그래도 좋아.”
11
강민호는 지금 눈을 감는 것이 두려웠다. 눈을 감으면 한서연이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떠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쓰라린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죽을 정도로 아프면 서연이는 나를 보러 올까?”
그는 정말로 한서연이 그리웠고 그녀가 보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차분히 할 수 없었다.
비서는 감히 말을 하지 못하고 에돌려 말했다.
“아니면 사설 탐정을 보내서 다시 찾아보는 건 어때요? 지금까지 어디에도 서면 아가씨의 출국 기록이 없으니 분명 유럽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어쩌면 여행 중일지도 몰라요.”
강민호는 마음이 설렜지만 잠시 후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나를 피하려고 마음을 굳혔으니 내가 억지로 찾아도 아마 눈총을 줄 거야. 더군다나… 네가 무슨
면목으로 서민이 얼굴을 보겠어?”
오늘의 이 모든 것은 그가 자초한 것이다. 그녀를 조금만 더 믿었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M200
제20화
시간은 가장 좋은 약이다.
1년 후의 크리스마스, 오랜만에 국내로 돌아온 김민호는 처음 한서연이 예전에 살던 집에 들어왔다.
그의 지시로 인해 방 안은 항상 깨끗하게 청소하며 원모습을 유지했다.
작은 장식품이라도 원래의 위치를 벗어나서는 안 되고, 이 방안의 구석구석에는 원래의 흔적을 남아 있어 마치 한서연이 몇 분 전에 갓 떠난 것 같았다.
‘강민호는 미리 가정부에게 휴가를 준 후 직접 청소 도구를 들고 그녀의 방을 정리하려고 했다.
그 편지는 마침 이 시간에 도착했다. 편지를 배달하는 택배원은 이미 떠나갔고 편지에 쓰인 글씨만이 편지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강민호는 서둘러 뛰어나가 택배원을 찾아 발신자의 연락처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허탕을 치고 허무하게 밤으로 돌아와 편지를 뜯었다.
펀지 내용은 간단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쇄된 엽서였다.
‘강민호는 그제야 내일모레가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떠올렸다.
예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는 한서연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지만 작년부터는 그만 외톨이가 되었다.
비서가 마침 이때 그가 요구한 청소도구를 들고 들어왔다. 강민호가 앞에 멍하니 서서 편지를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비서는 감히 방해하지 못하고 옆에 서서 조용히 기다렸다.
그가 정신을 차리려서야 비서는 조심스럽게 묻었다.
“대표님, 이건 혹시… 서연 아가씨가 보낸 거예요?”
강민호는 이 편지와 사진이 부러질세라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들고 있었다.
사진은 살짝 아래로 떨어져 있었는데 비서가 선 각도에서 마침 이 사진에 든 주인공을 볼 수 있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한서연과 신승현이 나란히 서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
두 사람은 모두 얼굴을 찌푸리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귀여웠다.
‘망했다. 대표님이 큰 충격을 받았을 거야.
이렇게 생각한 비서는 더욱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감민호를 바라보며 감히 위로하는 말도 건네지 못했다. 자칫 잘못하면 불똥이 뭘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김민호의 상태는 여느 때보다 정상적이었다.
“서연이가 그러는데 지금 잘 지내고 있다고 해. 혼란스럽고 집합적인 순간이 있었고 심지어 살아갈 힘을 잃을 뻔했지만 버티기 힘들 때 신승현이 나타나 희망을 주었고 계속 살아감 힘을 주었다고 해”
더는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났으니 그는 정말로 이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고 생각했다.
비서가 걱정스러워 물었다.
“앉아서 보시겠어요?”
김민호는 그제야 자신이 오랫동안 서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손으로 테이블 가장자리를 잡고 뻣뻣한 자세로
천천히 앉아 등을 소파에 기댔는데 마치 온 몸의 힘을 잃은 것 같았다.
‘서연이는 내가 빨리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 더는 자책하지 말고 나만의 행복을 찾길 바란다고 했어. 나를 여전히 오빠로 여기고 있어.”
그는 한서연의 사진을 보며 그녀에게 웃어 보이려고 했지 도저히 웃음을 지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손을 들고 얼굴을 가리며 모든 감정을 숨겼다.
비서는 그가 또 1년 전의 전철을 밟을까 봐 걱정되어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대표님, 주소를 주세요. 제가 10분 안에 서언 아가씨의 주소를 찾아낼게요. 설령 이미 그곳을 떠났다고 해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강민호는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손을 들어 비서에게 무언가를 지시하려고 했지만 결국 고개를 저으며 손을 내리고 다시 사진을 집어 들었다.
“됐어. 서연은 이미 원하는 삶을 살고 있어. 나는 괜찮아. 정말 괜찮아.”
이 말을 마친 후 그는 다시 머리를 들어 오랜 시간을 함께한 비서에게 말했다.
“너도 집에 크리스마스 쇠러 가. 휴가라고 생각해.”
비서는 더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물건을 놓은 뒤 강민호와 한서현의 추억이 담긴 이 방을 떠났다.
강민호는 오랫동안 앉아 있었고 시간은 점점 흐려졌다. 그는 마치 한서연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을 본 것 같았지만 모든 것은 환각일 뿐이었다.
그는 손으로 줄곧 한서연의 익숙한 필체를 어루만졌다.
[메리 크리스마스, 오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는 직접 종이와 펜을 꺼내 간단한 답장을 썼다.
[결혼 축하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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