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현은 웃으며 물었다.
“마음에 드는 게 있어?”
한서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다음 가게로 갈까?“.
하네.
무사히 천 가게를 나선 신승현이 그녀에게 당부했다.
“여기서 좀 기다리.”
그리고 멀리 편의점으로 빠르게 달려갔다가 곧 다시 뛰어 돌아왔다.
동시에 손바닥에 있는 작은 주머니를 한서연의 손에 쥐여 주었다.
그의 얼굴도 조금 빨갛게 무르익었다.
“네가 어느 브랜드를 사용하는지 모르고 이런 물건에 관해서도 잘 몰라서 점원이 추천한 것을 샀어.”
한서연은 손에 든 작은 자루를 주무르며 마음속에 난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고마워요 이거면 돼요.
“그럼 됐어. 화장실은 왼쪽으로 가면 멀지 않아. 빨리 가. 난 여기서 기다릴게.”
남성 외투는 한서연의 몸에 아주 커서 바지에 붉게 물든 곳을 담을 수 있었다.
그의 몸에는 강민호와는 다른 냄새가 났다.
강민호의 옷에는 늘 아주 정교한 남성용 향수 향이 나지만 그의 외투에는 깨끗한 박하 형만 있고 또 은은한 햇빛의 향기도 있는 듯했다.
한서민이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신승현은 여전히 제자리에서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시에 그의 손에는 두세 살짜리 어린이가 한 명 더 있었다.
그는 반쯤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어린이랑 장난하고 있었고, 어린이는 즐겁게 깡충깡충 춤을 추었는데 그를 매우 좋아하는 것이 분명했다.
“선배”
신승현은 그녀가 오는 것을 보고 웃으며 그녀에게 설명했다.
“아기 엄마도 화장실에 갔는데 나더러 좀 돌봐 달라고 했어요.
한서연은 조금 의외였다.
“아이 어머니를 알아요?”
“몰라.”
‘그림 엄마가 왜 그렇게 안심해요?”
이에 대해 신승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나도 모르겠어. 매번 내가 외출할 때마다 나를 찾아 길을 묻고 도와달라는 사람이 늘 많았어.”
한서연은 사실 이해할 수 있었다. 신승현은 매우 부드러운 사람이고 세심하고 착했다.
그외 강민호는 완전히 다른 유형이다.
‘한서연,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네, 말해봐요.
“나 너를 좋아해”
한서연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신승현도 쑥스러웠지만 용기를 내어 말했다.
“사실 전에 학교에 다닐 때부터 나는 너를 좋아했어. 그러나 그때 연애편지 해프닝이 일어났고, 나는 또 영문도 모른 채 외국에 파견되어 너에게 말할 기회도 없었어. 이번에 선생님께서 나에게 네가 마침내 외국에 와서 발전하겠다는 말을
전했을 때 정말 기뻤어.”
한서연은 사실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자신이 밀리안에 왔을 때부터 신중현은 선배라는 명의로 도왔지만 정작 그녀를 도와 한 일은 일찍 우연히 만난 선배가 해야 할 일을 초과했다.
그녀도 어린아이가 아니기에 어느 정도 추측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결코 신승현이 쉽지 않았다. 심지어 그가 확실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는 신승현이 이렇게 빨리 고백할 줄은 몰랐다.
한서연은 그에게 말했다.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이 너무 짧아요. 선배는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신승현이 말을 이었다.
“인생은 너무 짧아. 예전에 내가 용감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7년을 놓쳤어. 이번에는 더는 어두운 곳에 숨어
짝사랑하고 싶지 않아. 내 속마음을 너에게 말하고 싶어. 나도 사실 거절당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만 계속 침묵하고는 싶지 않아. 그러면 계속 놓칠 뿐이잖아.”
이 말은 한서연의 마음을 가볍게 움직였다.
그랬다. 그녀는 강민호를 좋아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좋아하며 줄곧 그의 고백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녀는 충분히 주동적으로 강민호에게 자신의 마음을 설명할 수 있었다. 거절당해도 그들의 최악의 관계는 지금에 불과하다.
“한서연, 급하게 대답하지 않아도 돼. 잘 생각하고 다시 말해줘”
한서연은 머뭇거렸다.
‘저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거대한 힘에 이끌려 누군가의 꿈에 만겼다.
익숙한 남성용 향수 냄새가 그녀의 콧속으로 파고들었을 때 한서면은 그를 알아보았다.
그의 꿈을 그녀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단지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한서면은 일종의 낯섦을 느꼈다.
“정말 너였구나. 너 아무 일 없으면 됐어. 가자, 우리 집에 가자”
신승헌이 물었다.
“서연아, 이분은 누구?”
한서연은 강민호를 밀치고 그와 일정 거리를 벌린 뒤 차분하게 소개했다.
“소개해줄게요. 이분은 내 오빠예요”
제13화
강민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되물었다.
“오빠?”
“아니야?”
“서연아, 네가 남겨둔 사진들 다 봤어..”
강민호가 말했다.
한서연의 표정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그저 가볍게 알았다고 대꾸했다.
“하지만 몇 장은 백하린이 망가뜨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