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어떻게 말한단 말인가. 그녀가 이번에 출국하기로 한 것도 이 ‘여자친구‘ 덕분인데.
아니지. 이제 백하린은 여자친구가 아니지.‘
그녀가 비행기에 탄 날, 백하린은 이미 강민호와 결혼했으니 지금은 강씨 가문 사모님이라고 존칭해야 한다.
전 이제 성인이에요. 우리 모두 자신의 생활이 있으니 왕래가 잦지 않아요.”
이 말은 분명히 소원하게 느껴져 사모님은 조금 걱정이 앞섰다.
서면마, 그럼 이번에 네가 여기 오기로 한 것도 네 오빠의 여자친구가 너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 아니야?”
“무슨 소리야?
지성우가 황급히 말렸다.
“서연아가 여기에 온 것은 틀림없이 사업을 더 잘 발전시키기 위한 거야.
한서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한서연은 방금 와서 아직 따로 거처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잠시 선생님의 집에 묵기로 했다.
사모님은 일찌감치 그녀의 방을 정리해 두었다.
한서민은 푹신푹신한 큰 침대에 누워 창밖의 달빛을 바라보았다
이 모든 것은 어딘가 진실하지 않을 정도로 낯설었다.
그랬다. 그녀는 강민호와 철저히 작별하기로 했고, 앞으로 이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로 한다.
신혼방 곳곳에 화사한 장식이 보였다.
하지만 백하린은 한마디도 감히 할 수 없었다.
한서연이 사라졌다.
결혼식이 절반쯤 진행되었을 때 김민호는 곳곳에서 한서연을 찾지 못하고 직접 사람을 데리고 찾아 나섰는데 그녀를
하객들로 가득 찬 무대 중앙에 혼자 두었다.
백하린은 억울한 마음을 안고 가까스로 집에서 그기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에게 애교를 부리며 한바탕 울고 싶었지만 강민호의 얼굴에는 혐오감이 가득했다.
“나한테서 떨어져”
백하린은 이를 악물고 한서연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
‘일부러 그랬을 거야!!
굳이 그녀의 결혼식에서 이런 일을 벌인 것은 그녀와 강민호의 결혼식을 파괴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민호 씨”
그녀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그의 품에 기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