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 언니, 싸웠어요?”
“화내지 말아요. 이렇게 많은 장미꽃을 가지고 와서 화해를 구하는 건데 기회를 줘요.”
“그래요, 서면 언니는 너무 행복해서 소중히 다를 줄 몰라요. 이렇게 좋은 남자친구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어요.”
한서연은 얼굴을 굳히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여기 몰려 있지 말고 빨리 돌아가서 일해요.”
그녀는 촬영 기술이 뛰어나 잡지사에서 발언권이 있었다.
이 소녀들은 모두 그녀의 말을 잘 들었는데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회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와 가장 친한 김지우가 조용히 그녀를 붙잡고 물었다.
“서면 언니, 장미꽃 한 송이를 달라고 하면 안 돼요? 방금 남자친구분 그 차의 꽃을 보고 꽃병까지 준비했단 말이에요.”
한서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내가 따로 사줄게요. 꽃병을 비우지 않을 거예요.”
자리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여전히 마음이 심란했다.
며칠 전에 찍은 사진 몇 장을 겨우 처리하자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포토][포토][포토]
[01 몇 가지 중에 어떤 게 좋아요? 수줍음.jpg]
백하린이 보낸 몇 장의 사진은 여러 가지 스타일의 잠옷 치마였다.
잠옷 치마라기보다는 섹시 속옷 같았다.
드러내야 할 곳은 드러나고 드러내지 말아야 할 곳도 역시 드러나고 있었으니 말이다.
곰이 문자들은 다시 철회되었다.
[죄송해요. 잘못 보냈어요.]
한서면은 휴대폰을 끄고 서랍에 던졌다.
사실 그들 두 사람 모두 백허린이 잘못 보낸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일부러 그녀에게 보낸 것이다.
퇴근할 때가 되어서야 그녀는 휴대폰을 서랍에서 꺼내 전원을 켰다.
부재중 전화가 없었고 문자 없었으며 카톡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전에 그녀가 30분이 넘도록 연락이 닿지 않으면 강민호는 줄곧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거나 당장 잡지사에 달려와
그녀를 찾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SNS에는 오히려 내용을 업뎃했다는 알람이 떴다.
그녀가 SNS 클릭하는 순간 갑자기 익숙한 장면을 보았다.
블랙 클래식 폴리넌 안에는 온통 빨간 장미꽃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백하린은 장미꽃 한 송이를 안고 차 앞에 서서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고마워요, 자기. 이것은 내가 받은 것 중 가장 좋은 생일 선물이에요.]
‘그랬구나. 오늘이 백하린의 생일이었구나. 차에 가지고 온 물건은 앞으로 모두 백하린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네.‘
지 않았다.
퇴근 후에 한서연은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연미숙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했다.
“서면아, 너 요즘 왜 이렇게 늦게까지 야근을 하는 거야? 여자아이가 늦게 다니면 안전하지 않아. 내가 민호더러 너를 데리러 가라고 했어.”
한서연은 그의 차가 타고 싶지 않았다.
조수석이든 장미꽃이든 그녀의 것이 아니다.
“아니요. 아줌마. 택시 타고 갈게요.”
“그래, 그럼 조심하고 ”
한서연이 택시를 불러 집에 돌아왔을 때 강민호와 백하린이 모두 있었다.
백하린은 큰 캐리어를 들고 마침 그녀의 방에서 나오며 인사했다.
“서면 씨, 돌아왔어요.”
한서연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누가 하린 씨더러 내 방에 들어가라고 했어요?”
제4화
강민호는 그 말을 듣고 손에 든 겁을 내려놓았다.
“내가 허락했는데 왜 그래?”
“내 허락도 없이 왜 내 방에 들어와서 내 물건을 건드려?”
“한서연, 여기는 강씨네 집이고 백하린은 내 약혼녀야. 그러나 백하린은 강씨 집안에서 어느 방에 들어가고 싶든지 다
들어갈 수 있어.”
한서연은 순간 찬물에 흠뻑 젖은 듯했다.
백하린은 부드럽게 핀잔했다.
“민호 씨, 어떻게 서면 씨에게 이런 말할 수 있어요? 서연 씨가 슬퍼할 거예요.”
말을 마친 그녀는 또 한서연에게 말했다.
“서연 씨 집안 가정부가 그러는데 민호 씨의 옷과 신발이 줄곧 서연 씨의 침실에 놓여 있다고 했어요. 여자아이는 옷이 많을 텐데 민호 씨가 옷장 반을 차지하면 서연 씨의 옷은 걸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자발적으로 민호 씨의 옷을 모두 꺼내 우리 두 사람의 침실에 넣었어요.”
김민호 이전에 그녀에게 꼭 붙어 있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연애편지 한 장도 받지 못했는데 모두 강민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그는 아예 자신의 옷을 모두 그녀의 침실로 옮겼는데, 그 이유는 매일 아침 한서연이 직접 그를 위해 고른 옷과
매일 아침 한서 넥타이를 매고 출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모든 옷과 넥타이를 그녀는 그보다 옷장 어느 층에 두는지 더 잘 안다.
한서연은 재빨리 위층으로 올라가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방안을 바라보며 그녀는 하마터면 방 안이 도둑맞은 줄 알 뻔했다.
그녀의 옷, 신발, 화장품 모두 온 바닥에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었다.
한서연은 화가 치밀어 올라 엉망진창인 바닥을 가리키며 백하림에 따져 물었다.
“이렇게 옷을 가져갔어요?”
백하린은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다.
“미안해요. 서민 씨. 제가 실수로….
“실수로 내 방을 태풍이 휩쓴 것처럼 만들었어요? 그림 하린 씨의 그 실수가 참 대단해요.”
강민호는 그 말을 듣고 눈썹을 찌푸리며 훈계했다.
“한서연, 너 말 제대로 하지 못해?”
한서연은 웃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내 잘못이야?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