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지성우 선생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선생님, 이제 잘 보양하지 않으면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과 어울리지 않을 거예요.”
지성우는 하하 웃으며 대답했다.
“이 계집애,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만나자마자 나를 헐뜯기 시작해?!”
“내가 어찌 선생님을 헐뜯겼어요. 선생님을 칭찬하는 거잖아요 선생님 지금 이 콧수염은 딱 봐도 베테랑 사진작가예요.
맥스 리프에 비견해도 되겠어요.”
지성우는 웃으며 핀잔을 줬다.
“저리 가 넌 어릴 때부터 너의 오빠가 오냐오냐하는 것에 습관이 돼 버르장머리가 없어!!
강민호에 대해 말하자 사모님이 한마디 물었다.
“너 혼자 왔어? 오빠가 배웅해주지 않았어?”
지성우는 그녀의 뒤를 바라보고 말했다.
“짐을 찾으러 간 거 아니야? 한서면이 빈손으로 왔으니 누군가 짐을 가져올 거잖아.”
한서연은 한 손에는 선생님을, 다른 한 손에는 사모님과 팔짱을 끼고 그들을 끌고 가며 말했다.
“저 이미 성인이에요. 다른 사람이 데려다줄 필요가 없어요. 이번에는 저 혼자 왔어요. 선생님 사모님, 우리 빨리 가요. 나
배고파서 죽을 것 같단 말이에요….”
지성우와 사모님은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녀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함께 온 사람이 몇 걸음 쫓아가며 불렀다.
“저기, 한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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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우는 꿈처럼 깨어난 듯 이마를 ‘탁‘ 치더니 웃으며 말했다.
“이 기억력 좀 봐. 운전기사를 여기에 두고 갈 뻔했어.”
한서연은 사실 공항을 나서자마자 이 사람을 보았다.
서른 살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그는 이해가 넣고 키가 크며 준수하지만 점잖았고 회색 스웨터 외투를 입고 있어 더
부드럽게 보였다.
지성우가 입을 열었다.
“서연아, 여기는 네 신 선배인데 기억나?”
한서연은 잠시 기억을 떠올린 뒤 망연자실하게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만, 신 선배님… 지성우 선생님의 학생이기도 해요?”
지성우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
“너 정말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한서연은 여전히 기억나지 않았다.
신 선배는 얼굴이 살짝 붉어진 채 조금 다급해 보였다.
“선생님, 과거의 일은 더는 언급하지 마세요. 제 체면을 세워주세요.”
지성우는 더 크게 웃었다.
“좋아, 말하지 말자. 말하지 않을게. 아니면 너 스스로 기회를 봐서 말해.”
신 선배라는 사람은 더 뻘쭘해져서 바로 앞장서서 걸어갔다.
“전 먼저 차 가지러 갈 테니 다들 문 앞에서 기다려요. 빨리 올게요.”
한서연은 이 신 선배라는 사람을 보면서 여전히 알 수 없는 기묘함을 느꼈다.
사모님이 그녀의 막막한 눈빛을 보고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서연아, 너 혹시 기억해? 네가 대학에 다닐 때 한 남학생에게 고백편지를 보냈잖아.”
1때
그녀는 생각났다.